글 · 박재병

장기요양보험이 대는 돈과 내가 대는 돈

장기요양 등급을 받으면 보험이 얼마를 내고 가족이 얼마를 내는지, 2026년 수가로 등급별·이용 형태별 계산을 보여드립니다. 진짜 부담은 한도 밖에서 생깁니다.


체크무늬 셔츠를 입은 노인이 지팡이 손잡이 위에 두 손을 포개고 앉아 있는 모습

등급 판정 통지서가 왔습니다. 봉투를 뜯은 자녀가 “3등급이래”라고 말하면,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 중 누군가가 반드시 이렇게 묻습니다. “그럼 우리는 얼마를 내는 거야?”

그 질문에 답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통지서에는 등급과 유효기간이 적혀 있을 뿐, 금액은 한 줄도 없습니다. 누군가는 “보험이니까 거의 다 나오는 거 아니야?”라고 하고, 누군가는 “요양원 가면 한 달에 200만 원은 든다던데”라고 합니다. 둘 다 근거가 없고, 둘 다 틀렸습니다.

곧 추석입니다.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흩어져 살던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며칠입니다. 이때 부모님 돌봄 비용 이야기가 꼭 나옵니다. 저는 2018년 케어닥을 창업한 뒤 이 질문을 수천 가족에게서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숫자를 그대로 놓고 이야기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렇습니다. 장기요양보험이 대는 돈은 ‘한도’ 안의 이야기이고, 가족이 실제로 감당하는 돈은 한도 밖에서 생깁니다. 등급을 받았다고 계산이 끝난 것이 아닙니다. 그때부터 계산이 시작됩니다.

91%라는 숫자의 뜻

2025년 한 해 장기요양급여비는 총 17조 6,840억 원이었고, 그중 공단이 부담한 돈이 16조 1,618억 원, 91.4%입니다(국민건강보험공단, 2026년 6월 발표). 인정자는 123만 5,045명, 65세 이상 의료보장 적용인구 1,100만 3천 명 중 약 11%입니다(국민건강보험공단 2025 노인장기요양보험 통계연보). 우리가 매달 내는 장기요양보험료는 2026년 기준 세대당 월평균 18,362원입니다(보건복지부, 2025년 11월 제6차 장기요양위원회).

이 숫자만 보면 “국가가 91%를 대준다”는 말이 맞습니다. 그런데 그 91%는 급여 항목 안에서 계산된 비율입니다. 보험이 처음부터 셈에 넣지 않은 돈은 분모에도, 분자에도 없습니다. 가족이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을 볼 때 91%가 아니라 절반쯤으로 느끼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통계는 제도가 얼마나 일하는지를 보여주고, 우리 집 계산은 제도가 어디서 멈추는지를 보여줍니다.

한도 안의 계산: 등급별로 보험이 대는 돈과 내가 대는 돈

집에서 돌보는 재가급여는 등급마다 월 한도액이 있습니다. 2026년 기준 1등급 2,512,900원, 2등급 2,331,200원, 3등급 1,528,200원, 4등급 1,409,700원, 5등급 1,208,900원, 인지지원등급 676,320원입니다(보건복지부 고시, 2026년). 이 한도 안에서 쓴 돈의 15%를 가족이 내고 85%를 공단이 냅니다. 요양원 같은 시설급여는 본인부담이 20%입니다(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령, 2026년).

인정자의 46.8%인 57만 7,572명이 4등급이고, 3등급이 32만 5,661명입니다(통계연보, 2025년). 그러니 대부분의 가족이 마주하는 계산은 3등급과 4등급의 계산입니다. 한도를 다 쓴다고 가정하고 계산하면 이렇습니다.

이용 형태월 총액(급여)공단이 대는 돈내가 대는 돈
재가 3등급, 한도 전액 사용1,528,200원약 129만 9천 원(85%)약 22만 9천 원(15%), 비급여 별도
재가 4등급, 한도 전액 사용1,409,700원약 119만 8천 원(85%)약 21만 1천 원(15%), 비급여 별도
재가 1등급, 한도 전액 사용2,512,900원약 213만 6천 원(85%)약 37만 7천 원(15%), 비급여 별도
요양원 3등급, 30일2,446,200원(1일 81,540원)약 195만 7천 원(80%)약 48만 9천 원(20%), 식재료비 등 비급여 별도

표의 금액은 2026년 수가로 계산한 값입니다(보건복지부 고시, 2026년). 여기까지는 통지서만 있으면 누구나 계산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마지막 열에 붙은 “별도”라는 두 글자입니다.

2026년 수가 기준 등급별 월 비용 표: 재가 3등급 1,528,200원 중 본인부담 약 22만 9천 원, 재가 4등급 1,409,700원 중 약 21만 1천 원, 재가 1등급 2,512,900원 중 약 37만 7천 원, 요양원 3등급 30일 2,446,200원 중 약 48만 9천 원. 비급여 별도

한도 밖의 계산: 비급여, 한도 초과, 그리고 보험이 못 채우는 시간

첫째, 비급여입니다. 요양원에 들어가면 식재료비와 간식비, 이미용비, 상급침실료 같은 항목은 급여 밖이라 전액 가족 몫입니다. 시설마다 금액이 다르고 공식 평균 통계도 없습니다. 계약 전에 비급여 항목표를 받아 보지 않으면 표의 48만 9천 원이 실제 청구서와 얼마나 다를지 알 수 없습니다.

둘째, 한도 초과입니다. 한도를 넘겨 쓰는 서비스는 15%가 아니라 100%를 냅니다. 재가 한도액은 2025년보다 1등급 206,500원, 2등급 247,800원 올랐지만(보건복지부 고시, 2026년), 오른 한도도 여전히 한도입니다.

셋째, 보험이 못 채우는 시간입니다. 방문요양 180분 수가는 57,020원이고 본인부담은 8,550원입니다(보건복지부 고시, 2026년). 3등급 한도 1,528,200원을 이 서비스로만 채우면 한 달에 26회 남짓입니다(계산값). 1등급도 3시간 기준 월 44회입니다(보건복지부, 2025년 11월). 하루 3시간을 보험이 채우면 나머지 21시간은 가족이 채웁니다. 이 21시간은 어느 표에도 없지만, 가족의 직장과 잠에서 빠져나갑니다.

한도 밖의 세 가지 부담 구조도: 1 비급여(식재료비·간식비·이미용비·상급침실료, 전액 가족 몫), 2 한도 초과(15%가 아니라 100% 부담), 3 보험이 못 채우는 시간(방문요양 하루 3시간, 나머지 21시간은 가족). 감경은 신청해야 받음

감경은 신청해야 받는다

본인부담률은 소득에 따라 내려갑니다. 40% 감경 대상은 재가 9%, 시설 12%가 되고, 60% 감경 대상은 재가 6%, 시설 8%가 됩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본인부담이 면제됩니다(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령, 2026년). 3등급 재가 한도를 다 써도 60% 감경이면 월 본인부담이 약 9만 2천 원으로 내려갑니다(계산값).

문제는 이 감경이 등급 통지서에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상인지 확인하고 신청하는 사람만 받습니다. 아는 사람만 받는 구조가 왜 생기고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는 53편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오늘은 한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등급을 받은 날, 감경 대상인지부터 물으십시오.

엔딩플래너의 관점

“보험이 대준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지만 완전한 말도 아닙니다. 보험은 한도 안에서, 급여 항목 안에서, 정해진 시간만큼 대줍니다. 그 바깥에 있는 비급여와 한도 초과분과 하루 21시간은 처음부터 보험의 계산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등급 통지서를 계산의 끝이 아니라 시작으로 보라고 말합니다. 통지서가 알려주는 것은 “보험이 얼마까지 대는가”이고, 가족이 알아내야 하는 것은 “그 나머지를 누가, 얼마나, 언제까지 대는가”입니다. 이번 추석에 형제들이 모였다면 첫 번째 질문을 두고 다투지 마십시오. 그것은 표 한 장으로 끝납니다. 두 번째 질문을 꺼내십시오.

오늘 할 수 있는 것

  1. 통지서의 등급으로 위 표의 본인부담액을 우리 집 숫자로 옮겨 적고, 추석 자리에서 형제들에게 그 한 줄부터 보여 주십시오.
  2. 요양원을 알아보는 중이라면 계약 전에 비급여 항목표를 문서로 받아 급여 본인부담과 합산한 월 예상액을 확인하십시오.
  3.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본인부담 감경 대상 여부를 문의하고, 해당하면 등급 통지와 별개로 신청하십시오.

이 글은 준비 중인 책 『엔딩플래너』의 초고입니다. 새 글과 출간 소식을 먼저 받아보시려면 이메일을 남겨 주세요. 주 2회, 화·금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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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사진: CC0 1.0 · Openverse(rawpixel)

박재병 · 케어닥 대표이사

2018년 케어닥을 창업해 요양 돌봄의 전 구간을 만들어 왔습니다. 현장에서 본 ‘그날’을 미리 설계하는 글을 씁니다. 소개 → · 우리가족 엔딩플래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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