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자리에서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어차피 상속세 바뀐다면서요. 그때 가서 하죠.”
이 한 문장 때문에 놓치는 시간이 정말 많습니다. 바뀐다는 말은 아직 사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 어디까지 와 있나
정부는 2025년 3월, 상속세를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바꾸는 상속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시행 목표는 2028년으로 제시됐습니다.
그리고 2026년 10월 현재, 이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며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즉 지금 상속이 개시되면 지금까지의 방식(유산세)으로 세금이 계산됩니다.
발표됐다는 것과 시행된다는 것은 다릅니다. 그 사이에는 국회가 있습니다.
유산세와 유산취득세는 무엇이 다른가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는데, 계산의 출발점이 완전히 다릅니다.
유산세 (현행)
돌아가신 분이 남긴 재산 전체에 먼저 세금을 매기고, 그다음에 상속인들이 나눕니다. 재산이 크면 그만큼 높은 세율 구간이 통째로 적용됩니다.
유산취득세 (개편안)
상속인이 각자 물려받은 몫에 각각 세금을 매깁니다. 나눠 받으면 각자의 과세표준이 작아지므로 낮은 세율 구간이 적용됩니다.
자녀가 여럿일수록 유산취득세가 유리합니다. 그래서 다자녀 가정이 개편을 기다리는 것이고, 그래서 “기다렸다가 하자”는 판단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다리는 것이 왜 위험한가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통과 여부와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세수가 줄어드는 개편이라 국회 논의가 길어질 수 있습니다.
둘째, 상속은 날짜를 고를 수 없습니다. 증여는 내가 시점을 정하지만 상속은 그렇지 않습니다. 개편을 기다리는 동안 상속이 개시되면 현행 방식으로 끝납니다.
셋째, 사전증여는 10년이 필요합니다. 이게 가장 큽니다. 상속인에게 미리 증여한 재산은 상속개시일로부터 10년 이내면 상속재산에 다시 합산됩니다. 지금 시작해도 효과가 온전히 나오는 건 10년 뒤입니다. 기다린 시간은 그대로 손해입니다.

지금 기준으로 알아 둘 현행 구조
개편을 기다리든 아니든, 현행 구조는 알고 있어야 판단이 됩니다.
| 항목 | 현행 |
|---|---|
| 일괄공제 | 5억 원 |
| 배우자상속공제 | 최소 5억 원 ~ 최대 30억 원 |
| 세율 | 과세표준 1억 이하 10% → 30억 초과 50% (5단계 누진) |
| 신고 기한 | 상속개시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
| 사전증여 합산 | 상속인 10년 / 상속인 아닌 사람 5년 |
배우자가 있는 경우 일괄공제 5억과 배우자상속공제 최소 5억을 합해 10억까지는 상속세가 나오지 않는 구조가 됩니다. “10억까지는 세금 없다”는 말은 여기서 나온 것인데, 배우자가 계셔야 성립하는 조건입니다. 이 조건을 빼고 외우면 계산이 완전히 틀어집니다.

엔딩플래너의 관점
세법 개편을 기다리는 것은 전략이 아닙니다. 확정되지 않은 미래에 계획을 거는 것입니다. 제가 권하는 순서는 반대입니다. 현행 기준으로 먼저 계산해 보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증여 시점 잡기, 명의 정리, 서류 준비)을 시작하십시오. 개편이 되면 그때 유리해지는 것이고, 안 되면 준비한 대로 가면 됩니다. 어느 쪽으로 가도 손해가 없는 선택이 있는데 굳이 도박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 글의 세법 내용은 2026년 9월 기준입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은 개정이 잦으므로 실제 판단 전에 반드시 세무 전문가와 국세청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할 수 있는 것
- 부모님 재산을 대략이라도 적어 보세요. 부동산 시세 + 금융자산 + 보험. 10억이 넘는지 아닌지만 알아도 다음 판단이 달라집니다.
- 배우자(어머니 또는 아버지)가 생존해 계신지 확인하세요. 공제 구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 10억이 넘는다면 올해 안에 세무사 상담을 한 번 받으세요. 10년이 필요한 일이라 상담이 1년 늦으면 1년어치가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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